배드엔딩: 티켓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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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노인의 의사를 존중해 정거장으로 떠밀기 보다는 내버려 두기로 한다. 곧, 기차의 문이 닫히고 기차는 다시 운행하기 시작한다.

“자네, 실수한거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아직 마음의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셨습니까?”

“마음의 준비는 완벽할 수 없어. 때론 두려워도 나아가야 하네.”

“뒤에서 떠밀어도 본인이 의지가 없다면 해낼 수 없습니다.”

“정론이야. 정론이지만, 문제는 이번에 남의 힘을 빌려서라도 기차에서 나갔어야 했어.”

“그게 무슨 말입니까?”

“…”

당신은 그에게서 온전한 설명을 듣고 싶지만, 순간 옆 칸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신경이 분산된다.

“티켓, 티켓 검사합니다~ 삶은 계란, 시원한 음료수, 따뜻한 차~~”

“… 그게 온다.”

당신은 노숙자의 말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그게 뭡니까? 뭐가 오는거죠?”

“티켓, 티켓 검사합니다~ 삶은 계란, 시원한 음료수, 따뜻한 차~~”

목소리는 어느새 지척에 도달했다. 당신은 본능적인 두려움에 몸이 떨리는 것을 느낀다.

“혹시 표 가지고 계십니까?”

“있었지.”

“!”

갑자기 노랫소리가 잦아든다. 당신은 티켓 검사원이 돌아간 것인지 확인하지만, 오히려 기차 칸과 칸 사이를 연결하는 문 뒤의 거대한 실루엣이 있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는다.

당신은 목소리를 낮춰 속삭이듯 얘기한다.

“혹시, 그 표가 없다면 어떻게 됩니까?”

“…표를 다 사용한 사람은 기차에 존재할 수 없네.”

당신은 티켓 검사원이 위치했던 문을 보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그 순간, 당신 뒤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티켓…이 없네?”

당신은 뭐라 말하려 하지만, 순간 목소리를 낼 수 없음을 깨닫는다. 티켓 검사원이 지나간 자리에는 재만이 남아 있다.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