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2: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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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립니다. 원하는 것을 무사히 얻기를.”

정원 속, 로댕의 <지옥의 문> 조각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석문이 서서히 열린다. 석문 안은 어둠을 은은한 스크린들만이 밝혀주는 모습이다. 당신은 녹빛 귀걸이에 빙의한 악귀와 함께 발을 내딛는다. 두 명이 입장하자 문은 그대로 닫힌다.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레스토랑에서 기자가 묻는다. 당신은 고기 한 점을 입으로 가져가고, 상그리아 한 잔까지 마시면서 기자를 애태운다.

“어떻게 됐다니요? 이미 다 아시지 않습니까.”

기자는 정말 그러기 있냐는 듯 당신을 쳐다본다.

“그 석문 안에서 일어난 일은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결과적으로 자매는 재회했고, 저는 갤러리의 운영을 맡게 되었으며, 예전에 석상이 되었던 방문객들도 자유롭게 풀려났습니다.”

“진짜 그러실 겁니까?”

당신은 기자를 보고 싱긋 웃으며 말한다.

“그렇게 궁금하시다면 조금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석문 안에서 만난 시간을 돌리던 이는 생각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어린 아이같은 존재더군요. 그래서 협약을 맺었습니다.”

전시장 내 ‘등대’를 만들고, 전시장에 방문객을 많이 유치해 익명으로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이 웹사이트를 오픈한 시기도 마침 제가 운영에 참여한 시기였죠? 아마.”

“설마 ‘등대’의 운영진인 자매가 이야기 속의 인물들이라는 얘기십니까?”

기자는 이걸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당신을 쳐다본다. 당신은 주머니 속 초록색 귀걸이를 만지작거리며 일어선다.

“믿던, 믿지 않던 그건 기자님 자유죠. 마침, 오늘이 할로윈 아닙니까? 오늘 만큼은 얘기하고 다녀도 미쳤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겁니다. 그럼, 즐거운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당신은 일어서서 사무실로 향한다. 아직 밤을 젊고, 할 일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