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불확실한 도박을 하느니 복도에서 아침까지 버텨보기로 한다.
‘마침 악령도 문은 못 넘는 것 같으니 귀신이 힘을 쓰지 못하는 아침에 정문으로 나간다’
그렇게 30분 정도 흘렀을까, 지하 수로 쪽에서 초록색 안개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당신은 당황하여 다른 출구를 찾으려 하지만, 들어온 문 밖은 여전히 초록빛으로 빛나고 있다.
“어리석구나. 가만히 기다리면 독 안에 든 쥐가 될 뿐인 것을.”
“어-어떻게?”
“갤러리 전체에 물을 공급하는 지하 수로의 입구가 하나일까. 역시 그 몸은 안주하는 양보다 죽어서도 도전하는 내게 어울린다.”
악귀는 눈을 마주쳐 오고, 당신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시선 속으로 빠져든다. 영혼이 악귀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목으로 비명을 지르지만, 결국 몸의 통제권을 잃고 만다.
흐려지는 의식 속, 악귀가 당신의 손을 조종하여 양과 늑대가 그려진 카드를 꺼내는 끔찍한 광경이 보인다.
아.. 이러면..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