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2분 30초 분량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주기로 약속했다. 이때,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보고 싶었다. 3D 모델을 활용하면 작화 붕괴도 막고, 시각적인 통일성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시험 삼아 짧은 영상을 제작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완성된 영상 제목은 <OPENING>으로, 영화나 뮤직비디오의 타이틀 시퀀스를 만드는 느낌으로 작업하였다.
1. 제작 과정
여러 3D 그래픽 툴 중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블렌더를 사용하기로 했다. 무료지만 성능이 뛰어나고, 유튜브 튜토리얼도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블렌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외국 유튜버들이 많았다.
목표는 매우 짧은 영상을 만들어 3D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뮤비 제작 과정과 난이도, 변수를 대강 파악해 보는 것이었다.
1단계: 3D 모델링 &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를 완전히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것은 여건상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 대신, 블렌더를 사용해 뮤직비디오 세트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세트장 이미지 위에 움직이는 캐릭터를 추가하면 될 것 같았다.
데모 영상으로 모래사장에 놓인 유리병과 미니 섬을 모델링했다. 튜토리얼을 찾아가며 2시간 내로 완성했다. 그 다음 물을 추가했다. 액체의 움직임을 동영상으로 렌더링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에 low poly로 설정해야 했다.
2단계: 영상 편집, 사운드
블렌더로 렌더링한 짧은 영상을 프리미어 프로로 가져왔다. 시험 삼아 만드는 영상에 세세한 특수효과를 넣을 생각은 없었기에 애프터 이펙트는 사용하지 않았다.
간단하게 lumetri를 이용해 색상을 조정했고, 제목과 가사 자막이 들어갈 자리도 임시로 채웠다. 길이를 늘리기 위해 같은 영상을 여러 번 넣었고, 화면이 끊김 없이 이어지도록 재생-역재생-재생 이런 식으로 연결했다.
뮤직비디오는 음악과 영상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 중요하기에 시험 삼아 사운드도 넣었다. 저작권 걱정 없이 사용 가능한 효과음과 음악을 사용하였다.
먼저 해변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Pixabay에서 파도 소리를 다운받았다. 또한, 유튜브 스튜디오의 오디오 보관함에서 영상에 사용할 음악을 골랐다. 이렇게 찾은 음악에 맞춰 영상을 편집하였다.
2. 평가
결과물은 나름 마음에 들었다. 배경 뿐만 아니라 인물을 괜찮게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만 렌더링 시간이 문제라고 느꼈다.
예상하긴 했지만, 그 이상으로 렌더링이 오래 걸렸다. 영상 편집 단계에서 생기는 수정 사항은 금방 고칠 수 있지만, 블렌더로 뽑아낸 결과물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 뻔했다.
결국, 렌더링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으로 VFX를 관리하기 위해 애프터 이펙트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렌더링 시간 자체를 줄이기 위해 low-poly 오브젝트를 사용하고 렌더링 품질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